북한의 이산가족 상봉중단 선언으로 촉발된 남북관계 경색이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도는 “북측이 애초 평양 인근 형제산구역에 신축키로 합의했던 종돈장 부지를 사동구역으로 변경하고 지원 시기도 10월말로 앞당겨줄 것을 요구해왔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그러나 “수용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도의 이같은 입장은 일차적으로 북측이 합의를 깬 데 대한 불쾌감과 함께 더이상 일방적으로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앞서 북측은 도의 지원으로 황해남도 신천군에 농기계공장을 건립한 뒤에도 도의 현장확인 요구를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어왔다.

이런 표면적 이유와 달리 최근 급랭하고 있는 남북관계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교류 차원이긴 하지만 정치·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지원을 서두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남북 대립국면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일정한 속도조절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앞서 도는 지난 5월 하림과 공동으로 북한을 방문, 15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평양 형제산 구역 1만5천평에 종돈 500마리 사육규모의 종돈장을 건립하고 각종 농기계와 영농자재를 지원해주기로 합의했다.

도 관계자는 “민간교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은 계속할 계획”이라면서도 “북측의 태도에 따라 지원 시기와 규모는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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