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WFP)이 올 한해 북한에 지원을 약속한 40만t의 곡물 중 첫 번째 물량인 10만t의 옥수수가 2005년 12월 북한 남포항에 도착, 배에서 내려지고 있다. /연합자료사진

북한은 집중호우로 발생한 이재민들에게 긴급구호 식량을 제공하겠다는 세계식량계획(WFP)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WFP 관계자가 밝혔다.

WFP 방콕사무소의 폴 리슬리 대변인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지난 20일 집중호우 피해가 큰 평안남도 성천군을 직접 방문한 직후 긴급식량 원조를 즉각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북한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북측에 24일부터 성천군 피해주민 중 1만3천명에게 74t의 혼합식료품을 30일간 제공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리슬리 대변인은 그러나 25일 현재까지 북한당국이 아무런 수락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며 “WFP의 식량을 수락하면 지원되는 식품이 수해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여부를 WFP가 후속 방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당국이 국제적십자사연맹과 국제아동기금의 긴급의약품, 물, 모포 등 생필품 지원 제의는 받아들였다며 “WFP도 현재 북한측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리슬리 대변인은 이어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이재민 구호가 급하지만 장기적인 문제는 10만t 가량에 달하는 식량 손실이라면서 이번 집중호우로 침수되거나 파괴된 농경지는 대부분 곡창지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WFP는 이번 집중호우로 북한에서 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그 중 75%가 평안남도에 집중됐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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