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달래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문을 보내 수해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후 주석은 전문에서 북한의 일부 지방에 심각한 홍수로 인한 재해가 발생해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손실이 났다는 소식을 알고 당과 정부를 대신해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북.중 정상간에는 상대방의 기념일이나 좋지 않은 일에 대해 전문 교환을 통해 축하나 위로를 해왔지만 이번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안 찬성 표결 이후 양국 관계가 서먹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수해가 발생한 북한에 구호물자 등을 지원함으로써 어색해진 관계를 풀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방북중인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 사장을 통해 같은 날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전통적인 양국관계 증진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찬성 표결의 불가피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야쿠닌 사장은 푸틴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될 정도로 러시아 정계 거물로 꼽히는 만큼 그를 통해 불편해진 김 위원장의 심기를 다독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서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간의 관계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찬성 표결이 국제사회 여론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북한과 관계를 좋게 가져가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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