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대우 받다 밉보이면 수용소로

김정일 위원장의 이른바 ‘선군(先軍)정치’(95년) 이후 군부 실세들의 특권은 일반 당 간부들에 비해 훨씬 커졌다.

최근 탈북한 한 고위탈북자는 평양시 대동강구역의 ‘은덕촌’에 군단장급 이상의 군부 실세들이 사는 대지 300평 규모의 방 12개짜리 저택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국산 고급술과 열대 과일, 산삼·녹용 등을 해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하사받는다. 군단장급 이상 간부들은 김 위원장 친인척들을 진료하는 봉화진료소를 출입할 수 있다. 한 명당 간호사 2명이 배속돼 있다.

이들은 또 김 위원장으로부터 벤츠-500 승용차를 선물로 받는다. 주민들이 대량 아사하던 1999년에는 벤츠 지프를 추가로 받았다. 이들에게는 전투용 차량도 공급돼 모두 4대의 차량을 운행한다.

김 위원장은 군 최고사령관으로 취임하던 날(91년 12월24일) 군단장급에게 은(銀)권총을, 국방위원장이 된 해(93년 4월9일)에는 금(金)권총을, 국방위원장 취임 10년(2003년) 때에는 손잡이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권총을 하사했다.

이때 군부 핵심 실세들에게는 금으로 틀을 만든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도 특별선물로 제공했다.

황해북도 인산군과 황해남도 해안의 창림도(섬)에는 김 위원장 전용 사냥터가 있다. 군 고위층들은 해마다 찾아와 사냥을 즐긴다.

그러다 김 위원장 눈에 벗어나면 하루아침에 비참한 신세가 된다. 평양시 인민위원장 방철갑은 동해지구 해군사령관으로 있다가 하루아침에 요덕수용소로 보내져 7년을 지낸 바 있다.
/강철환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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