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도로가 완전히 침수된 강원도 원산시내의 모습./연합

남한에서 대규모 폭우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가운데 북한에서도 '물폭탄' 수준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밝힌 북한의 수해상황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평안남도의 신양.양덕.성천군에는 16일 6시간 동안 280∼320㎜의 기록적인 폭우로 가옥 1만1천524채가 파괴됐으며 9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17일 현재 10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북한의 인명피해는 남한에서 지난 14일부터 19일 오전 6시 현재까지 폭우로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잠정 집계한 49명(사망 25명)의 배를 넘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지난 며칠 동안 조선의 일부 지방들에서는 예년에 보기 드문 큰 비가 내렸다"면서 "큰 강들의 수위가 높아지고 관개물길이 넘어나 많은 면적의 농경지들이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산간지대에서 일어난 사태로 주요 구간의 철길과 철다리들이 파괴되어 열차들의 정상운행이 지장을 받고 있으며 여러 지역들에서 도로와 통신망이 끊어지는 등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 많은 애로와 난관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기상수문국 중앙기상연구소는 지난 16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대동강 상류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대동강에 큰물이 졌다"고 밝혀 대동강이 범람했음을 전했다.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14일 오전 6시부터 15일 정오 사이만 평안남도 양덕 418mm, 맹산 241㎜, 북창 207㎜, 덕천 191㎜, 함남 요덕 254㎜, 금야 207㎜, 정평 137㎜ 등의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피해 규모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지난해 7월 강풍과 최대 강수량 150mm의 집중호우가 내린 평안남도에서 193명이 사망.실종된 것을 감안할 때 피해 집계가 마무리 될 경우 피해규모가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IFRC는 재난 구호를 위한 긴급자금(DREF) 배정을 고려하는 동시에 긴급구호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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