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 좀 얌전히 계시는게 좋겠소”

퍼포먼스를 즐기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튀는 행동’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농담섞인 충고를 했다.

18일 일본 언론에 고이즈미 총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연일 튀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15일 비공식 만찬 도중 러시아 민요가 흘러 나오자 갑자기 무대로 올라가 춤을 췄다.

이를 본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서도 그랬고 멤피스에서도 그랬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언제나 ’좌중을 지배한다’”면서 이렇게 충고,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그러자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도 같이 추지 않았느냐”고 받아쳐 참석한 각국 정상으로부터 “과연 동맹국”이라는 평을 받았다는 것.

고이즈미 총리는 비가 내린 17일에는 회의장에 도착한 후 경호원이 받쳐주는 우산을 기다리지 않고 쏜살같이 실내로 뛰어 들어가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16일 만찬후 발트해변을 산책하다 석양이 지자 옆에 있던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에게 “나도 지는 석양”이라고 말해 9월 퇴임을 아쉬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재임중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6번 주요국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이런 관록을 살려 미사일과 납치문제 등 대북 논의를 주도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는 일련의 대북 포위망 구축에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일부 언론과 정계의 평가에 대해 “미국이 시키는 바람에 덮어놓고 용감한 주장을 하는 역할만 했다”면서 “미국은 뒤에서 중국, 러시아와 ’담합’했다”고 비판했다./도쿄=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