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접견에 한가닥 희망 걸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평양을 방문중인 중국대표단의 귀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은 특사 성격을 띤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파견을 통한 북한 설득을 포기하지 않은 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북한을 방문중인 친선대표단의 귀국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선대표단 접견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베이징(北京)의 외교소식통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친선대표단을 이끌고 온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접견한 만큼 김 위원장도 후이랑위(回良玉) 부총리 등 중국 친선대표단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접견이 이뤄진다면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 전격 선언’이라는 선물을 중국에 안겨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다웨이 부부장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관리들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설득 실패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 대변인은 나아가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제안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은 피했지만 6자회담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기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이 이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아직은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이 회담 복귀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고집하고 있고 미국은 “돈세탁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양보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막판 반전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개연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표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후 미.중 외교장관 접촉에서 절충을 위한 새로운 협상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평양 방문 설득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베이징을 다시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곧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다음 단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달 하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가를 앞두고 한.중.일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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