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을 북핵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설득작업이 일단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북한을 방문,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났다. 김 부상은 북한측 대표다. 중국과 북한은 12일에도 양자회담을 열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중국의 외교적인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중국도 우리도, 모두가 노력하고 있으나 북한만 예외”라며 이같이 말했다.



◇ 후진타오 중국 주석(사진 오른쪽)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베이징=신화통신


그는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북한이 속히 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고립될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양자회담은 6자회담 복귀의 조건이 될 수 없으며 회담 복귀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힐 차관보는 13일 베이징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북한 설득 노력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14일까지 평양에 머물 예정인데, 힐 차관보가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추진 중인 강력한 구속력을 갖게 하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저지하는 대신, 북한이 비공식 6자회담에 나와 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북한과의 협상이 언제 어떻게 될지는 오로지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어느 쪽이든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사블리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의장성명을 먼저 채택한 후, 적당한 시기에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2단계 접근안’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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