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 미 일 3각공조 흔들어 최대성과
② 日선제공격 발언에 南北공조는 '덤'
③ 체제 단속+미사일 세일즈 효과까지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 후, 1주일이 지난 12일 현재 북한이 당초 의도했던 대로 주변 정세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사일 발사를 미국과의 ‘협상 카드화’하는데 완전히 성공했다는 관측이다.

◆한미일 3각공조 붕괴 성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도대로 한·미·일의 이른바 ‘남방 3각공조’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붕괴됐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미사일 발사 후 방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미국과 일본은 무력사용까지도 가능한 유엔헌장 7장을 근거로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반대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상대로 로비를 하고 있다.

북한이 예상했던 대로, 중국과 한국은 미국과 일본이 강한 제재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 외국의 시각에는 두 국가가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중국은 북한의 이웃으로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무리 생각해도 북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미국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양자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북한의 기대와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뉴욕타임스는 10일자 사설에서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촉구했고, 미 의회에서도 부시 행정부가 대북 양자협상을 거부해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남북한이 일본 문제에 의견일치

북한으로서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의 “북한 선제공격 가능” 발언이 나오면서 이번 사태가 ‘일본의 망언 사태’로 방향이 일부 수정되는 부수 효과도 챙겼다.

북한이 실제로 행한 무더기 미사일 발사보다 일어나지 않은 ‘선제공격 가능’ 발언이 한반도에 더 위협이라는 데 남북한의 인식이 같은 셈이다.

미사일 사태에도 불구, 남북장관급 회담이 예정대로 열려 ‘민족공조’를 과시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주장을 직접 국제사회에 전달하게 된 것도 북한에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체제결속을 도모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대북전문가들은 대포동 1호 발사가 90년대 식량 위기 후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는 데 이용됐다며 이번에도 정권의 기반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제3세계 반미(反美)국가에 ‘미국과 맞서는 국가’ 이미지를 주고 미사일을 홍보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북한으로선 소득이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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