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표단 도착…분위기 냉랭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할 북측대표단이 11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도착,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연합

남 “어려울수록 대화로 타개책 마련해야”
북 “궤도 탈선 안돼…회담성과 위해 노력”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안팎의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1일 부산에서 예정대로 열려 3박4일 간에 걸친 회담 일정에 들어갔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 29명은 이날 오후 2시 14분께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 동해직항로를 거쳐 오후 3시 56분께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바로 숙소인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에 따라 북측 대표단의 참가 여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낳았던 이번 회담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고조된 긴장감을 반영한 듯 양측 대표단은 굳은 표정과 냉랭한 모습을 보이면서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남북은 이날 오후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장관은 만찬사에서 “최근 조성된 상황으로 인해 지역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남북관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지한 대화를 통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연설에서 “북남 쌍방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건 이 궤도에서 절대로 탈선하지 말고 6.15의 길을 끝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 북측 대표단은 회담의 성과적 보장을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 단장은 호텔에 도착한 직후 우리측 대표단과 가진 환담에서 태풍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재앙이라는 것이 내부에서도 오지만 외부에서도 일어난다”며 “우리가 좀 잘 해서 외부에서 온 재앙을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은 둘째 날인 12일 오전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하며 상황에 따라 수석대표 접촉과 실무대표 접촉 등을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게 된다.

우리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이 지난 5일 대포동 2호는 물론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점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하고 따지는 동시에 하루빨리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그러나 쌀 차관 50만t 제공과 비료 10만t 지원 등 북측이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경협현안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유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담의 결과물인 공동보도문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양측은 셋째날인 13일 오후 종결회의를 갖고 북측 대표단은 14일 오전 10시 전세기편으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회담 경과에 따라 일정도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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