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핵무기를 보호하고 무기 비밀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을 북한에 판매하겠다고 비밀리에 제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 관리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기 수일 전인 지난달 25∼28일 평양에서 열린 IT 전시회에서 문제의 장비를 북한측에 추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9일 전했다.

알렉세이 그리고리예프 러시아 연방정보기술청 간부는 핵물질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을 위한 이 장비를 북한이 구매할 계획이라고 기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보안시스템과 암호기술 장비는 러시아 정부의 통제를 받는 방산기업 아틀라스가 개발했으며, 안보상 이유 때문에 전시회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시회 후 그리고리예프는 이 장비를 사는 데 대한 북한의 일차적인 관심은 “국제적인 테러리즘으로 제기된 위협”과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주의하게 이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이는 그리고리예프의 발언은 이타르 타스 통신에 보도됐다가 곧 전문 취소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언론 기사가 잘못된 정보라며 보도를 즉각 부인했고, 그리고리예프도 기자에게 한 말을 부인했다.

그리고리예프는 IT 전시회의 주요 목적은 “북한과 교류를 하고, 향후 공동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용과 민수용 겸용인 이 장비의 판매 제안에 대해 한 소식통은 러시아가 옛 소련의 맹방인 북한을 비밀리에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는 과거 냉전 시절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욕구가 러시아의 대북한 정책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쳐왔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는 어떤 사업 거래도 러시아 정부에 정치적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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