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당 대표를 뽑는 7.11 전당대회를 국민적 관심 속에 치른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론의 관심이 온통 미사일 사태에만 집중돼 있어 대표경선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고있기 때문.

이재오(李在五) 후보를 돕고 있는 진수희(陳壽姬) 의원은 “한나라당이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변화, 개혁하려는 노력을 선거 기간 보여주고 있음에도 이런 것들이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강재섭(姜在涉) 후보측 나경원(羅卿瑗) 의원도 “전당대회는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거가 돼야하는데 당원들만 뜨거운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국민과 유리된다면 정당의 활동이 공감대를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소장.개혁파 단일후보로 ‘3강’으로 분류되면서도 강-이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권영세(權寧世) 후보측도 “개혁세력으로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후보들간 ‘친박(親朴.친 박근혜)-친이(親李.친 이명박)’ 구도가 가시화되고, 조직선거 등의 ‘구태’가 재연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흥행 부진으로 언론이 외면하면서 감시 기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미사일 사태가 각 후보들의 득표 전략에 어떻게 작용할 지도 관심거리다. 일부 보수 성향의 후보들은 언론 등에서 ‘안보 불감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사태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방호(李方鎬) 후보는 “대의원들이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이라는 나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규택(李揆澤) 후보측도 “어떤 후보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강조해온 만큼 미사일 정국이 득표전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상대적으로 왼쪽인 후보들에게 미사일 정국이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캠프에서는 북한이 한나라당내 보수세력을 돕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 아니냐는 농담도 나온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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