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방 “미사일회의 좀 여유있게 했다”
“일본보다 안 늦어” 시간별 대응 공개


우리 군은 6일 전날 북한의 미사일 무더기 발사와 관련한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시간대별로 밝히면서, ‘늑장 대응’ 비판을 반박했다.

군 고위당국자는 이날 “우리 군은 20여일 전부터 정보·작전 분야 관계자들로 이뤄진 ‘북한 미사일 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왔다”며 “북한 미사일 첫 발사가 있었던 시각(5일 오전 3시32분)으로부터 9분 뒤인 3시41분에 이 태스크포스가 미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3시50분 정보 분석 요원을 소집했고, 윤광웅 국방장관에게는 4시10분 국방부와 합참의 위기조치 핵심 요원들이 보고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내각 위기관리감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보고한 시각은 오전 4시였다.

윤 장관은 오전 5시 1차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했고, 이어 5시30분 회의를 통해 이상희 합참의장이 전군(全軍)에 6시20분 감시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일본에서 긴급경보가 발동된 것은 오전 4시였고, 총리 주재 관계장관 회의는 오전 5시에 열렸다.


◇ 이상희 합참의장이 6일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들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군의 대응은 제대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병기자


우리 군은 오전 5시40분 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이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태부차관보와 전화 통화를 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합참 작전부장과 한·미 연합사 작전참모 부장이 화상회의를 했다.

오전 7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상희 합참의장과 함께 한미 군사위원회를 소집했다. 윤 장관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한 시간은 오전 7시30분이었다. 윤 장관은 이어 오전 9시30분 국방부 위기관리위원회를 다시 소집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늑장 대응을 따져 묻는 질문에 “실무자들은 발사 직후 연락이 됐으나 회의는 좀 여유있게 했다. 준비가 돼서 여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군 장성 출신인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한반도에 위협이 오고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는데 ‘여유가 있다’고 답변하는 국방장관 앞에서 국민이 어떻게 안심을 하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이성구(李聲九) 의원도 “보고 시스템에 근원적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장관은 “시차계획을 갖고 발사할 경우 어떻게 하자고 다 대비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이번 정보 흐름은 정상적으로 잘 흐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상희 합참의장도 ‘대북방어준비태세(데프콘)’를 평상시 단계인 ‘데프콘 Ⅳ’로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 “어제 나와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상황 판단을 했다”며 “데프콘을 상향 조정할 만한 특이 동향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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