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 하루만인 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내 놓은 북한의 입장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문제와 관련해 어떤 의미로 해석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9.19 공동성명에서 공약한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실현하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 군대의 미사일 발사 훈련은 6자회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9.19 공동성명이 채택되기 바쁘게 우리에 대한 금융제재를 실시하고 우리를 표적으로 한 대규모 군사연습과 같은 위협공갈로 공동성명 이행과정을 가로막아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조건에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보류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 미사일을 발사한 ‘속내’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핵문제 해결의 틀인 6자회담을 떠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회담재개와 관련,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9.19 공동성명 이행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 것 자체가 회담 재개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이란 것이다.

중국이 비공식 6자회담을 제안한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이 6자회담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음을 선언한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북한은 미사일 문제, 금융제재 문제 등을 두고 북미간에 직접 담판을 짓는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6자회담이라는 틀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남겨두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과 6자회담이 무관하다고 밝힘으로써 앞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서는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간 양자대화나 금융제재 선 해제 등과 같은 미국의 양보를 받아 내기 전에 순순히 회담에 복귀할 리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6자회담과 미사일 발사는 무관하다는 언급은 ‘북한 미사일 모라토리엄이 지난해 6자회담 공동성명의 일부이며 미사일 발사는 9.19 공동성명을 위반한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논리에 대한 대항성격이 강하다고 봐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안에 6자회담 복귀의 긍정적 시그널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북한 논리대로라면 미국은 금융제재 카드를 썼고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맞서는 등 양측이 한차례씩 치고 받아 ‘공평’해진 만큼 이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해서 북미 양자회담을 이끌어 내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사일과 6자회담을 분리한 대목은 6자회담은 핵문제 해결의 틀로만 활용하고 금융제재를 비롯한 기타 현안은 양자대화를 통해 풀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결국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6자회담 복귀문제에 대한 ‘중의적’ 메시지를 던진 북한이 6자회담에 조기 복귀할 의사가 있는지는 최소한 오는 11일로 예정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 때까지 기다려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5일 리자오싱 외교부장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비공식 6자회담 개최 문제도 계속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데서 보듯 우 부부장의 방북 등을 계기로 비공식 회담에 나올 것을 북한에 거듭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미 양자대화를 고집하는 북한과 6자회담 틀 안에서의 양자회담은 가능하다는 미국의 입장이 비공식 6자회담과 이를 계기로 한 북미 양자대화 형식으로 수렴된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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