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포동 2호 등 7기의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적 압박이 거세지자 6일 미사일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모든게 미국탓’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평소에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왔으나 이번 미사일 발사의 노림수 중 하나가 ’미국과의 대화쟁취’이어서 인지 미국에 대한 비난이 더욱 두드러졌다.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가 자신들이 갖춘 강력한 전쟁 억제력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인식 아래 자위적 군사력 강화를 위한 미사일 발사는 지극히 정당한데도 미국 등이 이를 ’도발’로 왜곡하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1999년 북한이 미국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임시 중지한다는 모라토리엄 선언과 관련해 “이는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되는 기간에 한한 것”이라며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적대조치를 취하며 대화가 단절돼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19공동선언을 통한 ’비핵화’ 약속 파기도 미국이 먼저 무효화를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은 공동성명이 채택되기 바쁘게 우리에 대한 금융제재를 실시하면서 압박을 여러 각도에서 가중시켰으며 우리를 표적으로 한 대규모 군사연습과 같은 위협 공갈로 공동성명 이행과정을 가로 막고 나섰다”고 역설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 등 8개국이 참가해 지난달 25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대해 ’다국적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미국을 비난해온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

한마디로 북한은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 불안정과 위기가 조성되고 전쟁까지 벌어질 수 있는데 모든 우려가 미국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논리로 미국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인식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5일 노동신문을 통해 “미제도 감히 덤벼들지 못하는 불패의 혁명 무력이 있기에 우리는 복잡하고 첨예한 정세 속에서도 혁명과 건설을 우리의 사상과 신념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와 관련,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북한의 체제 전환(레짐 트렌스포메이션)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굴복할 수 없다는 체제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체제에 대한 심각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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