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1시간 늦게 대통령에게 보고
관계장관 회의도 한국이 2시간 뒤 열어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가 있었던 5일 새벽 우리 정부의 대응과, 일본 정부 대응이 비교되고 있다. 대통령 보고부터 정부 입장 발표까지 모두 일본보다 늦었다.

첫 미사일 발사 후 20여분이 경과된 새벽 4시 일본 정부의 노다 다케시 내각 위기관리감은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긴급 현황보고를 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첫 보고가 올라간 시각은 새벽 5시1분이었다.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은 “대포동 미사일 발사 직후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이날 새벽에 발사된 6기의 미사일 중 세 번째로 발사된 대포동 2호의 발사 시각은 새벽 5시쯤이었다.



일본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보고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 부처에 ‘긴급경보’를 발령했다. 새벽 4시에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이 설치됐고, 각 부처의 국장급으로 구성된 긴급참모팀이 회의에 들어갔다. 4시30분에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누카가 방위청 장관 등 관계 장관이 총리 관저에서 회의에 들어갔다.

반면 우리 외교부 대책회의는 6시50분, 관계장관대책회의는 7시에 열렸다. 각 장관들이 참석하는 NSC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는 7시30분에 열렸다. 일본보다 3시간 정도 늦은 것이다.

일본은 오전 6시30분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아베 관방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엄중 항의하며 유감을 표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는 오전 10시10분이었다. 미·일 등 주요국의 공식 반응이 모두 나온 뒤였다.

또 일본 총리가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오전 7시30분에 열린 반면, 우리 대통령이 주재한 안보장관회의는 11시에 열렸다. 이처럼 일본보다 대응이 늦은 데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공세를 취하기만 하면 되지만 우리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권대열기자 dykwon@chosun.com
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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