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변국 자제를”… 안보리 제재 반대할 듯
각국 언론·시민들 반응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230번째 독립기념일인 4일 오후를 어수선하게 보냈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축제 분위기였던 워싱턴에는 한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CNN 등 주요 TV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독립기념일 관련 보도를 제치고, 북 미사일 발사 이슈를 톱 뉴스와 특집 보도로 계속 방영했다.

백악관은 미사일 발사 소식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군부대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러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속 관찰해 온 사안으로, 대응책도 마련돼 있었다는 뜻이다.

해들리 보좌관은 이날 저녁6시30분쯤 전화 기자회견을 갖고, “콜로라도 소재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정확하게 포착했다”며 기자들에게 미사일 발사 시간과 미사일 이름을 일일이 브리핑했다.


◇ 토머스 시퍼 주일 미 대사가 5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AP


일본 일본 국민들은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강한 ‘우려’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안전보장 회의를 열어 ▲만경봉호 입항금지 ▲인적 교류 제한 ▲일·북 전세항공기 취항 금지 등 9개항의 대북제재 조치를 발동했다.


동해안에 인접한 지역의 어민들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해하고 있다. 홋카이도에 사는 다카하시 히로아키(53)라는 어민은 교도 통신에 “목숨에 관련된 것 아닌가. 무섭다. 정말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 가족 등은 “북한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가” “경제제재밖에 없다”며 정부의 강경 대처를 요구하며 목청을 높였다.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4시40분쯤 긴급 자막뉴스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으며, 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다.


중국 중국 정부는 5일 북한 미사일 관련,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관련 당사국이 상황을 긴장시키고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더 이상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비공식 6자회담 개최를 제안한 상태에서 북한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지만 북한에 대한 UN안보리 제재 결의에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은 UN 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관련 논의와 북핵 6자회담에서 여전히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자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워싱턴=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도쿄=정권현특파원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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