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경보위성, 발사순간 적외선으로 포착
동해 정찰기·이지스함 궤도 추적 ‘실패 확인’


5일 새벽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시작으로 대포동2호, 스커드 등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자 한·미·일 정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대포동2호 발사 임박 징후를 파악한 것은 지난 주말쯤. KH-12 정찰위성은 발사대 주변의 액체연료 탱크와 트럭 등 발사의 ‘장애물’이 깨끗이 치워진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에 앞서 발사장 앞바다의 민간인 선박 피해를 막기 위해 설정하는 ‘항해금지구역’도 동해상에 5~11일 일정으로 설정됐다. 양국 정보당국은 이틀 전인 지난 3일 통신감청을 통해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는 결정적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오전 3시32분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파악한 것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인 DSP(Defense Support Program). DSP는 고도 3만6000여㎞ 정지궤도에서 북한을 24시간 내려다보며 고성능 적외선 감지기로 미사일 발사 때 나오는 열기를 탐지, 발사 여부를 곧바로 알 수 있다.



이 정보는 즉각 미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샤이언산 화강암 속에 자리 잡은 북미방공사령부(NORAD), 오산 한미 연합정보센터(K-COIC) 등에 즉각 전파됐다.

미사일 발사 직후엔 동해상을 순회 중이던 미 RS-135S ‘코브라볼’ 전략정찰기가 미사일들의 궤적을 추적했다. 동해상에 배치돼 있던 미국 및 일본의 이지스함과 미국 미사일 추적함 ‘옵저베이션 아일랜드’호도 대포동2호 등을 추적했다. 한·미 정보당국이 대포동 2호가 발사 후 40초 만에 실패한 것을 확인한 것은 주로 이들 함정들의 레이더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주한미군의 U-2 정찰기와 한국군의 ‘백두’ 정찰기, 일본의 EP-3 전자정찰기 등은 신호정보 등 미사일로부터 나오는 각종 전자정보를 수집해 오산기지와 주일미군 기지, 자위대 기지 등에 전송했다.

이어 5일 낮에는 500㎞ 상공에서 1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KH-12 영상 정찰위성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대포동 시험장의 발사대에서 대포동2호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대포동2호가 발사됐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