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은 5일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의도와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런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은 BBC 뉴스 웹사이트에서 잠재 고객에게 신형 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북한이 위협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장거리 대포동 2호의 발사에 실패함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다시 미사일 설계작업을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피츠패트릭은 말했다.

북한은 대포동 2호와 함께 이미 성능이 입증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실패를 가리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피츠패트릭은 “김정일이 북한 주민과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도 미사일 발사의 또 다른 이유”라며 “미국이 북한의 돈세탁과 위조지폐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후 북한은 특히 압박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일간 가디언 신문은 “김정일의 과잉 행동”이라는 제목 아래 북한이 왜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수천 마일 남쪽 마카오의 은행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카오는 북한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에 절대적인 존재이고, 무기와 마약거래를 통해 버는 돈이 세탁되는 곳이다.

또한 북한의 부유층이 외화를 숨겨두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이 마카오의 돈을 전례없이 압박하고 있고, 이것은 과거 어떤 제재조치보다 북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가디언은 말했다.

최근 이로 인한 불만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군부조차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압박을 받은 김정일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는 것이 가디언 신문 동아시아 특파원의 분석이다.

이 신문은 대포동 2호의 실패가 진짜 실패인지, 아니면 일본 상공이나 미국 근처로 날아가지 못하도록 연료를 소량만 적재한 탓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과거 북한의 다른 도발행위와 달리 한국과 중국의 동정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또 자사 중국문제 및 국제문제 전문가인 존 기팅스의 논평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공격적인 의도를 갖고 위협을 주려는 제스처라기보다는 엉뚱하고 유치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 미사일 발사는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돌파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미친 짓에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해결책이 못된다고 말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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