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씨 가족상봉장 노골적 공개언급 없어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북측 가족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장군님” 얘기를 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해왔다. ‘장군님’이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납북자 김영남씨는 지난달 28~30일 상봉 행사에서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장군님’이라는 말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29일 어머니 최계월씨에게 팔순상을 차린 자리에서도 “80돌을 (내가) 준비했다”, 90년짜리라는 산삼을 선물하면서도 “내가 마련한 산삼”이라고 하고 ‘장군님’ 얘기는 하지 않았다. 남측 관계자들도 의아해 했다. 김씨는 “당의 품에 안겨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말한 정도였다.

김씨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금강산 상봉장에 나온 다른 북측 가족 수백명도 ‘장군님’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당국자는 “장군님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에 북측 가족들은 체제 선전 노래도 부르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김영남씨 문제 때문에 남측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이번만 신경을 쓴 것인지, 아니면 ‘장군님’ 소리가 역효과만 낸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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