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된 동생 김영남(45)씨의 누나 영자(48)씨는 27일 속초 한화콘도에 도착, “이렇게 쉽게 올 거라 생각 못했는데”라며 금강산 상봉을 앞둔 감회를 전했다.

어머니 최계월(82)씨는 긴장과 피로 탓으로 침대에서 링거를 맞으며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영자씨와 일문일답.

--어떤 얘기부터 할 것인가.

▲열 여섯, 열 일곱 쯤 헤어졌으니 일단 어렸을 적 얘기를 먼저 하고 서서히 말하겠다.

어떻게 말해야겠다는 것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하겠다.

지금은 어떤 말도 못하겠다.

--어제 어머니 최계월씨는 못 주무셨나.

▲요즘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 정도였다.

어제 거의 못 주무셨다.

--약밥을 해서 간다고 하던데.

▲미리 약밥을 해오면 변질될 것 같아 여기(속초)에서 부탁했다.

내일 오전 9시까지 배달해올 것이다.

어려서 먹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울먹임)

--동생 얼굴 알아 볼 수 있겠나.

▲얼굴 알아 볼 수 있다..알 수 있다.(눈물)

--선물 소개해달라.

▲조카 혜경이를 위해서는, 숙녀가 됐으니 예쁜 것을 준비했다.

가방, 옷, 화장품, 액세서리 핀 등. 내 동생을 위해서는 시계와 옷, 내가 좋아하는 색깔로 준비했다.

결혼한 부인을 위해서는 시계, 화장품, 여러 가지 필요한 약을 골랐다.

애기(혜경양의 남동생)가 있다니 옷과 학용품을 준비했다.

더 많이 주고 싶은 데…. 엄마(최씨)는 어릴 때 헤어졌다고 모시메리, 팬티와 러닝을 구입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이렇게 쉽게 올 거라 생각 못했는데, 빨리 왔다.

저희 만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저희가 다리가 되어 아픔을 가진 모든 분들이 전부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아쉬움 없었나.

▲(영남이가) 막내니까 (아버지)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오는 차 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가슴)아파했는데’라는 말을 했다.

--혜경이를 만나면 무슨 말 할건가.

▲나도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딸 같은 생각에서 선물을 샀다.

동생이 보고 싶은 만큼..동생 딸이니, 내 딸이라 생각한다.

--요코다 메구미 씨에 대해 물어볼 건가.

▲지금 중요한 건 만난다는 것이다.

기회가 닿으면 어린 시절 얘기하면서 할 수도 있겠지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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