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방북 승인에 따라 다음달 중순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될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인권 특사가 방한 중 누구를 만나게될 지도 관심거리다.

개성공단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그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적지않은 우리 정부 인사들과도 만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레프코위츠의 특사 자격 방한은 이번이 두번째로,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동영 당시 통일장관과 반기문 외교장관과 면담을 신청했으나 두 장관의 일정 문제와 차관보급인 그와의 의전상 문제 등 때문에 만남이 불발됐다.

당시 레프코위츠 특사는 유명환 외교부 1차관과 만났지만 그것도 조찬 대신 티 미팅 형식에 그쳤던 만큼 레프코위츠 특사와 그를 파견한 미 행정부로서는 섭섭하게생각할 소지가 없지 않았다.

그 뒤 레프코위츠 특사는 올 4월 들어 연이어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 문제에 대해 가시돋친 발언과 기고를 했고 이에 통일부가 강력히 반박하면서 한미간에 심각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 와중에 워싱턴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레프코위츠 특사가 부시 대통령과 긴밀히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한국 언론에 배포함으로써 부시 행정부에서 그가 갖는 위상을 ‘과시’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그의 방한 때 의전상의 문제가 있었더라도 장관이 만나주는 모양새를 갖춰 북한인권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인식을 ‘친절히’ 설명해 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반농담 비슷하게 나오기도했다.

특사의 개인적인 섭섭함이 가시돋힌 발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의지위와 발언이 가진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하면 고위급 인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그를 만나 북한인권문제와 관련, 오해가 있는 부분들을 설명해주는 자세가 아쉬웠다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다음달 중순 한국을 통해 북으로 넘어가야 하는 만큼 한국에 머무는 동안 또 한번 외교부와 통일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면담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된 만큼 일단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카운터파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함께 필요할 경우 적지않은 고위급 인사들이 그와 만나 정부의 대북 정책, 특히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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