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함께 북한의 무수단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론을 주장한 애슈턴 카터 전 미 국방부 차관보(현 하버드대 교수)는 24일, 미 정부가 선제공격 옵션을 배제하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카터 전 차관보는 이날 조선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을 개입시키지 않은 채 미사일 기지만을 타격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한국에 대한 대응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문답요지.
―부시 정부는 당신들의 선제공격론을 일축했는데….
“그들은 지금 실수를 하고 있다. 분명히 대응옵션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공격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지금 당장이 아니라, 그들이 도발적 행동을 재고할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은 줘야 한다. 즉 미사일 발사 직전(short time before launch)에 타격해야 한다.”

―이런 공격이 한반도에 전쟁을 초래할 것으로 생각지 않나.
“나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미국이 자국 방위를 위해 독자적으로 취하는 행동에 한국이 개입하지 않는데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이유가 있는가.”

―당신은 페리 전 장관과 함께 미국의 1994년 영변 핵시설 폭격계획에도 가담했는데, 그때는 북한이 한국으로 대규모 대응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나.

“그때와는 매우 다르다. 1994년 영변 핵 시설 공격작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위험했고 더 큰 규모였다. 북한의 대규모 대응공격을 우려했었다. 지금의 미사일 타격은 미사일 1기만을 대상으로 한 매우 소규모의 표적 타격일 뿐이다.

미국이 한국과 같이 협의나 행동을 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한국에 대한 공격은)이치에 맞지 않다.”

―이번에는 미사일 파괴가 성공했다 치자. 그러면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준비할 때마다 선제공격을 해야 하나.

“그렇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국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 목적인 미사일의 개발과 시험을 완수하도록 우리가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군사용 미사일이라기보다 인공위성 운반용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미사일 꼭대기에 인공위성이 실려 있든 핵탄두가 실려 있든 똑같은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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