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은 발사말라” 경고

북한 미사일 문제를 놓고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냈던 윌리엄 페리 스탠퍼드대 교수와 국방부 차관보를 역임한 애슈턴 카터 하버드대 교수는 22일 워싱턴포스트 공동 기고문에서 “필요하다면 한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포동 미사일 기지를 초정밀 폭격해서 파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인사들인데도 부시의 공화당에 이런 주문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1990년대 핵 위기 당시 북한을 방문해 미·북 간 군사적 충돌을 피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은 “북한에 대한 외교가 실패로 끝난 만큼 북한의 위협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면서 강경론을 폈다.

이들은 또 “핵을 보유했다는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는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북한이 미사일에 주입했던 연료를 빼지 않으면 미국이 군사적 폭격을 한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포동 폭격은 전쟁이 아니라 대포동 미사일만 제거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포동 기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에 대한 원조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그냥 내버려둘 경우 북한은 더욱 더 기고만장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아예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북한 미사일 요격을 준비시키고 있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이 미사일 요격망을 실제 가동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 정부가 미사일 요격이 실패하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2일 “외교가 올바른 해법”이라며 페리 전 장관의 선제공격 제의를 일축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22일 박의춘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를 불러 “미사일 시험발사로 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워싱턴=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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