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점..냉정이 필요하다”
“한미공조는 현실이고 민족공조는 착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1일 “정부 사안이라서 자세히 말하지는 못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대해 초기부터 미국과 하나 하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조찬 강연에서 “지금은 어려운 시점으로, 다른 나라에서 보면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냉정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파주의 LG필립스LCD 공장은 군사분계선에서 16㎞ 정도 떨어진 (사실상) 군사지역에 위치해 있다”면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살아야 하고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런 (냉정한) 자세는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결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제적) 불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에 대해 이 장관은 “한미동맹은 전략적, 포괄적, 역동적이면서 쌍방향적으로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미국도 중국이 있는 동북아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포괄.역동적으로 공고하게 발전하는 과정에 있지만 북한문제로 이견을 보이는 것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 “형제.부부.부자간에도 축소되지 않는 사안이 있으며 사활적인 이해가 아닌 이상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매순간 발생한 다양한 위협은 관리해야겠지만 우리는 미래 한반도에서 어떤 공동체를 구성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전략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는) 다른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고 (이 이해관계가) 좁히려고 해도 좁혀지지 않는다면 (미국과) 다르다고 큰일났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미공조는 현실이고 민족공조는 착시”라면서 “한미간에는 수백만이 오가고 있고 군사동맹, 문화교류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남북교류는 통제돼 있고 (남한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차원이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남북관계 역사를 보면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서 군사적인 긴장이 완화돼왔다”면서 “앞으로 남북이 한미공조처럼 민족공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방청객은 강연 후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지지율은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여.야당과 사회 지도층이 참여하는 자문기구를 통일부에 둬야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통일정책은 정.당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 때문에 정책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가급적이면 주요 정당이 통일문제에 대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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