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려항공 임차료 南서 부담
귀빈석을 ‘주석단’으로 불러


14일부터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6·15남북공동행사 중 ‘이상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우선 북한측 참석자들이 타고 온 고려항공 전세기 문제다. 임차료(6000만원 정도)를 우리측이 부담했다. 행사비, 식비, 숙박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 쪽에서 행사가 열리는 만큼 우리가 부담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는 아니다.

정부는 이미 1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측이 자기 항공기를 타고 오는데 남측이 돈을 대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작년 평양 6·15 행사 때 우리측이 타고 간 전세기 임차료도 우리가 부담했기에 더욱 그렇다. 당시에도 정부는 평양 체재비까지 모두 6억5900만원을 지원했다.

또 이번 행사 관계자들은 귀빈들이 앉는 자리를 ‘주석단’이라 부르고 있다.

북한에서 ‘주석단 명단’ 등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귀빈석 등의 말을 두고 당국자들까지 이 용어를 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행사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말”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우리민족끼리’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물론 우리측 백낙청 민간대표도 “우리민족끼리 단합을 더욱 강화해야”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측 당국 대표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지난달 “민족공조는 지금 단계에서 어불성설이고 일부가 갖고 있는 환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면 경제력이 앞서는 우리가 좀 더 부담할 수 있는 일이고, 다소 거슬리는 표현도 참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터무니없는 선전을 할 기회나 주는 것이라면 경우가 한참 다르다./광주=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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