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 바닥에 20대 젊은이 40여명이 드러누워 북한 주민의 고통을 호소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미국 예일대 재미교포 2세들을 주축으로 외국인 8000여명이 가입해 있는 북한인권단체 ‘LiNK(Liberty in North Korea)’ 회원들이다.

이들은 보름 전 입국해 매일같이 시청광장, 인사동 등 길바닥에 몸을 눕혔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월드컵 열기에 휩싸인 서울 거리는 무관심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한국인들은 같은 핏줄이고 매일 통일을 외치면서 왜 북한 인권에 침묵합니까”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은 후에 관심을 보이시렵니까” 물었다.

자기 돈으로 비행기표 사고 학업과 生業생업까지 희생하면서 온 그들에게 한국인의 무표정은 당혹스럽고 기이한 풍경이었을 것이다.

부끄럽기만 하다.

북한 동포의 참상에 철저히 눈감은 이 정권의 행태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는 으레 不參불참하고 통일부차관이라는 사람이 “피켓 들고 성명서 낭독한다고 해결될 것 같으면 우리도 100만장의 성명서를 낼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러나 북한 동포들에게 이런 정권보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남한 동포들의 무관심일지 모른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나 ‘자유북한방송’ 같은 단체를 꾸려가고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만든 건 탈북자들이다.

죽을 고비를 넘어온 사람들에게 이 어려운 일들을 떠맡기고 모른 체하는 것은 부끄럽고 不道德부도덕한 일이다.

북한 동포를 地獄지옥에서 구해내야 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건 한국과 한국 국민일 텐데 말이다.

이런 속에서 25개 대학교 학생 500여명을 회원으로 둔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등이 2일 전북대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대학생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 불씨 하나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밝히는 횃불로 커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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