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미군양민학살사건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은용)는 ’미국이 난민사살 방침을 미리 세워둔 사실을 보여주는 존 무초 당시 주한미국대사의 서한이 발견됐다’는 AP통신 보도와 관련, “미국이 노근리 희생자를 두번 죽였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29일 성명을 내고 “1950년 노근리에서 수백명의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미국이 2001년 발표한 진상조사보고서마저 조작하는 죄를 저질렀다”며 “미국은 피해자와 한국민에게 공개사과하고 진실을 왜곡한 미 국방부 조사단 책임자를 엄중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사건을 조작한 미국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만큼 UN차원의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객관적이고 투명한 진실규명이 이뤄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 국방부는 조사 당시 상부 명령에 따라 발포했다는 참전용사 증언이 숱하게 나왔지만 이를 무시하고 ’상부 명령 없이 이뤄진 우발적 사건’으로 조작했다”며 “이제라도 미 의회가 직접 나서 진실을 규명하고 추락한 국제신뢰도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한국정부를 향해 “인권문제이며 국가자존심이 걸린 노근리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궁극적 사건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AP통신은 존 무초 대사가 노근리 사건 당일 미 국방부로 보낸 서한이 발견됐으며 ’미 8사단 고위참모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피란민이 방어선 북쪽에서 출현할 경우 경고 사격하되 이를 무시하고 남하를 감행할 경우 총격을 받게될 것이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노근리 사건에 대해 겁에 질린 병사들이 피란민 틈에 적이 숨어들어 오는 것을 우려, 명령 없이 발포한 사건으로 ’불행한 비극’, ’비계획적 살상’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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