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씨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橫田滋·73)씨는 8일 본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납북자 가족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고 노력하자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사돈 만나러 가는 기분은?

“김영남씨가 메구미 남편이라는 DNA조사 결과가 나온 후로 한시라도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다. 어머니 최계월씨에게는 그동안 고생하신 데 대해 위로를 드리고, 아드님이 북한에서 손녀 혜경이를 잘 보살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그리고 양가 자녀들의 어릴 적 얘기도 나눌 것이다. 최계월씨가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들이 갖고 있던 물건들을 전부 불태워 버렸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가족들이 니가타에 있을 때 생각이 났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시게루씨를 만날 필요도, 계획도 없다”고 밝혔는데.

“김영남씨가 메구미의 남편이라는 것이 판명됐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정치인들을 만날 예정은 없었다. 한국에서도 DNA감정을 하고 있지만 아직 결과는 안 나오고 있다. 그것이 나오든 안 나오든 관계없이 갈 것이다.

가족들을 만나고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 한국의 납북피해가족 모임 분들과 힘을 모으러 가는 것이다. 한국 정부에 무슨 정치적 문제나 부탁을 하러 가는 것은 아니다.”

―DNA 조사 결과가 나온 뒤로 어떻게 지냈나?

“메구미가 북한 사람과 결혼했으면 일본에 못 돌아오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상대가 한국인이라서 기분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납치 문제는 이제 전세계 사람들의 관심사가 됐다. 이제부터 한국과 일본이 구출운동을 함께 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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