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장군님이 張成澤에게 경제 완전 위임 곧 신의주·남포 경제특구 개발 발표』(북한 무역성 간부 익명 증언)
정보 당국자, 『모든 경제정책 결정이 張成澤에게 몰린다는 정보 입수했다』

신주현 데일리NK 취재부장


지난 1월 金正日(김정일)의 중국 방문 이후 북한 신의주와 중국 丹東(단동·단둥) 일대에는 「신의주 特區(특구) 개발 再착수」 소문이 계속 돌았다.

중국 丹東에 파견된 북한 무역성 산하 K무역회사의 고위 간부 金모(51세)씨는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이) 직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안에 신의주와 南浦를 경제특구로 만드는 것에 대한 중앙당의 내부방침이 결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평양과는 가깝고 중국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南浦가 特區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평안남도 南浦는 1990년대 이후 남한과 외국에서 원조물자가 들어오는 주요 항구 중의 하나다.

북한에서는 평양 다음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성분이 좋지 않은 주민들을 내쫓는 소개작업이 꾸준히 진행됐다고 한다.

金씨는 『발표 시기와 내용은 張成澤(장성택) 제1부부장이 귀국하는 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을 방문했던 장성택은 지난 3월28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金씨의 증언은 4·15 태양절을 맞아 경제특구가 발표된다는 소문과 딱 맞아 떨어진다. 다음은 金씨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북한에서 경제특구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사실이다. 신의주와 남포에 설치할 경제特區 추진에 대한 중앙당의 내부 방침이 거의 결정되었다. 공식발표만 미루고 있을 뿐이다. 張成澤 제1부부장이 귀국하면, 特區 계획안과 발표 시기가 결정될 것이다』

『장군님이 張成澤을 중국에 보냈다』

― 언제쯤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신의주와 남포는 올해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 신의주와 남포에 대한 계획을 동시에 발표할지 신의주에 대한 계획을 상반기에 발표하고, 남포에 대한 계획을 하반기에 발표할지는 張成澤 제1부부장 귀국 후 논의될 것 같다』

― 중앙당 내부결정이 언제쯤 있었나.

『짐작인데, 장군님(金正日)께서는 이미 해가 바뀌기 전(지난해 말)에 결심을 세운 것 같다. 장군님께서 결심을 세운 뒤 1월에 중국에도 다녀가신 것이고, 張成澤 부부장도 중국에 보내신 것 같다. 장군님께서 중국에 다녀가신 후로 중앙에서 외국과의 합영·합작 사업을 더 다그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 張成澤 부부장의 黨 복귀와 중국 방문이 경제특구 추진과 관련이 있나.

『(장군님께서)결심을 굳히신 것이 확실하다. 그러니까 張成澤 부부장을 다시 부르신 것이다. 중앙당에서는 앞으로 特區를 꾸리는 사업뿐 아니라 경제문제 전반을 張成澤 부부장이 틀어쥐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신의주와 南浦가 경제특구로 내정된 이유가 궁금하다.

『신의주는 중국과 워낙 가까우니까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고, 南浦는 남조선과 다른 나라들의 자본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검토된 것 같다. 앞으로 우리 공화국은 중국 자본뿐 아니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모든 자본을 다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저번(2002년)에 이놈(중국)들이 우리를 한번 망신 주지 않았나?(웃음). 그래서 이번에는 신의주와 南浦 두 곳을 추진하는 것 같다』

― 그렇다면 南浦 경제특구 추진은 한국 자본을 염두에 둔 것인가.

『남조선 자본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지, 그것만 유치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 공화국은 어떤 자본이라도 다 환영할 것이다』

『한국정부 허가만 얻으면 비자 내주겠다』

― 남포에 대해 좀더 설명해 달라.

『경제특구의 기본 토대(조건)로만 보면 사실 신의주보다 南浦가 더 훌륭하다. 南浦화력발전소를 비롯해서 전기공급 능력도 괜찮고, 청년영웅도로가 있으니 평양과 바로 통하고, 개성·신의주와의 도로사정도 좋다. 바닷길도 보장된다.

작년 가을에 남포항에 현대식 짐함(컨테이너)부두 시설까지 꾸렸다. 남포를 경제특구로 꾸리면 개성공단도 더 커질 것이다. 내일 당장 特區 발표가 나도 곧바로 작동될 수 있는 곳이 南浦다』

― 南浦는 평양과 가깝다. 南浦를 통해 자본주의 바람이 평양까지 침투하면 어떻게 하나.

『사실 중앙당에서도 그 점을 가장 걱정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현재 공화국의 경제문제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도 南浦시민들은 모두 성분이 훌륭하고 일정한 사상수준에 있기 때문에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 북한당국의 지나친 통제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 정부에서부터 바뀌었다는 점을 알아 달라. 한국 사람들의 경우 한국 정부의 허가만 받아오면, 「口頭(구두)계약」 단계에서도 신의주에 들어 올 수 있다.

우리 정부에서 그렇게 비자를 내준다. 중국에서도 전화 한 통화면 무역성 간부들과 바로 통화할 수 있다. 지금 연결해 줄 테니 통화해 보겠나? 토론이 더 진척되면 투자할 장소도 맘껏 둘러볼 수 있다』

― 북한의 경제특구 추진이 미국의 금융제재와 연관이 있는가.

『나는 경제일꾼이다. 그런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金正日이 매제인 張成澤에게 경제전반을 위임했다」는 金씨의 증언에 대해 우리 정보당국은 『상당히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평가했다. 그의 이야기다

『최근 북한과의 경제교섭을 벌였던 우리 경제인들이 「모든 결정이 張成澤에게 집중돼 있다」는 얘기를 한다. 「가택연금」당했던 張成澤이 연금당한 게 아니라 북한의 개혁·개방을 준비해 왔다는 정보도 있다』

신의주 옆의 비단섬이 특구로 개발된다는 소식도 있다. 비단섬은 丹東市에서 남서쪽으로 37km 떨어져 있고, 중국 東港(동항·동강)市와 국경을 마주보고 있다.

비단섬은 여전히 황량한 벌판에 잡초만 무성하다. 비단섬에는 인민군 해양경비대 본부가 있고, 약 12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

※ 이 기사는 시중에서 발매되고 있는 <월간조선> 6월호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로 좀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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