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2천400만달러는 1주일치 에너지 지원분도 안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오후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과 여야 대표 등을 잇따라 예방,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를 찾아 유명환(柳明桓)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면담했다.

유럽 6개국을 순방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힐 차관보를 만난 유차관은 이 자리에서 도쿄(東京)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간 회동이 불발된 이후 북측의 6자회담 복귀를 견인하기 위한 대응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 차관과 힐 차관보의 이날 면담은 날씨 등을 주제로 한 가벼운 환담 직후 비공개로 이뤄졌다.

힐 차관보는 유 차관 예방을 끝낸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선 한미 무역자유협정(FTA)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김 본부장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미 FTA에 대한 의견전달 보다는 현재 FTA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김 본부장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동결된 북한의 2천400만달러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1주일치의 에너지 지원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북측에 대해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북측은 미국이 돈세탁 우려가 있는 은행으로 지정한 BDA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해야만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힐 차관보는 낮 12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열리는 오찬에 참석, 한미관계 등에 관해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또 이날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을 찾아 이 통일 장관을 예방, 6자회담 재개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이 장관을 면담한 뒤 국회로 이동,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잇따라 예방한 다음 14일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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