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북 압력수단 준비 본격화

"오늘은 생일이니까.. 해피 버스데이 미스터 김정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장관이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64세를 맞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으며 다소 냉소적인 어조였다. 대북 강경파인 그는 '대북 경고'도 잊지 않았다.

"생일을 맞았다고 하는데 납치문제를 포함한 여러문제를 해결하고 평양선언의 정신에 따라 국교정상화를 위해 한층 노력을 하라"며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압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아베 장관은 주문했다.

아베 장관은 "북한은 북핵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하고 양국 협상을 통해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없다"고 거듭 북한의 변신을 촉구했다.

아베 장관의 생일 축하를 전해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좋지 않은가. 축하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어른이니까 생일을 축하할 필요는 없겠지.."라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을 둘러싸고 '건강 이상설'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만성 신부전증이라는 추측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지난 4-8일 양자협상에서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대북압력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베 장관은 각 정부부처에 북한과의 금융거래 감시를 강화할 것과 재일 조총련 관련시설에 대한 고정자산의 감세조치를 철회할 것 등을 지시했다.

집권 자민당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대북 압박을 겨냥한 이른바 '북한인권법안'의 내용을 이날 확정, 정기국회에서 가결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이 법안은 ▲납치문제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를 의무화하고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생각하는 날을 제정하며 ▲정부가 납치문제 연차보고서를 작성, 공표하는 것 등이 골자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탈북자지원을 골자로 한 '북한인권침해구제법안'을 이번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도쿄=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