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발표 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통일대토론회)에 참석하는 남측 방북자들중 4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남북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록 상황이나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53년만에 이뤄지는 남북 단체 대표들간의 회의 현장에 참석하게 된 주인공은 당시 김구 선생과 함께 한국독립당 대표로 참석했던 신창균(93)씨와 남조선노동당(남로당) 계열의 여성동맹 대표로 참석했던 류금수(74.여)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을 맡고 있는 신씨는 13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에 금강산에 갔을 때 남북 연석회의의 진행을 맡았던 주영하씨가 생존해 있다면 꼭 만나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신씨에 따르면 그는 48년 당시 김구 선생 비서가 아니라 한독당 대표 8명중 한사람으로서 평양에 갔다.

당시 만 40세였던 그는 북측의 요청에 의해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만 36세였던 김일성 주석(당시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장)과 남북 연석회의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25분간 단독회담을 했는데 그 자리에 주씨가 배석했다는 것.

5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백발이 성성해진 신씨는 '김일성 주석 생전에 방북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가 타계해 재회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행사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남과 북, 해외가 추진할 일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 앞으로 평양도 자주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주의민족통일서울연합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류씨는 만 20세였던 48년 남로당 계열의 여성동맹 대표로 남북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사실을 며칠전에야 장남에게 털어놓고 금강산에 다녀올 여비를 받았다며 '이번 통일대토론회는 제2차 남북 연석회의라는 유인물을 보고 방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류씨는 '지난 48년 평양에 갔을 때 북측에서 연석회의를 열기 위해 40일만에 지었다는 건물에 들어가서 회의를 했던 일이며 주석단에 여러 유명한 분들이 앉아있었던 일이 기억난다'며 '세월이 흘러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혹시 당시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분들이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다면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털어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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