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이란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평양 주재 이란 대사관이 서방 정보기관의 면밀한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양과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과 이란이 플루토늄과 석유를 맞바꾸려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믿고 있는 서방 외교관과 정보기관이 평양 주재 이란 대사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미국은 북한산 플루토늄의 이란 이전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이면서도 은밀한 외교노력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이 플루토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는 믿음은 이란이 핵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제의했다는 최근 보도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지난해 11월 서방 정보 소식통들
을 인용해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한 이란 고위 관리가 핵과 미사일 부문 협력의 대가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최근 전통적인 외교채널을 경유하지 않고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독자적인 창구를 개설, 군사부문 협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과 한국을 경유해 플루토늄의 이전은 정치적 금지선을 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43㎏에서 최대 53㎏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폭탄 제조에는 7~9㎏의 플루토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수출 여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이란 대사관 출입자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평양의 서방 외교관들은 이란의 온건파 정부에 의해 임명된 잘랄레딘 나미니 미안지 현 북한 주재 이란 대사가 조만간 소환되고 강경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외교노선을 충실히 이행할 새로운 대사가 파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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