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선언한데 이어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7일 북.미대화 재개문제를 조율함에 따라 북·미대화의 시기와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월 장관은 한 장관과의 회담종료 후 북한과의 대화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우선 뉴욕채널을 통해 아주 가까운 장래에, 통상적인 북·미대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물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결과를 기다려왔던 북한이 미국의 대화제의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지가 북·미대화의 윤곽을 결정하는 열쇠겠지만 미국측의 대화의지가 여러경로를 통해 확인됨으로써 양측간 대화구도는 굳어져가는 상황이다.

북미대화는 이르면 이달중, 늦어도 7월초에는 가능할 것이며, 먼저 과장 또는 부국장급 실무접촉을 거친 뒤 차관보급,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는 단계별 대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파월 장관은 '(대화시기에 대해) 아직 일정을 갖고 있진않지만 아주 가까운 장래가 되기를 희망하며 과거 우리가 정례적인 접촉을 가져왔던 뉴욕에서 재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볼 때 조만간 북한과 미국은 이른바 `뉴욕채널'로 불리는 리 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에드워드 동 국무부 한국과장의 실무접촉을 통해 의사를 타진한 뒤 단계적으로 협상수준을 높여 나갈 것으로 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도 8일 '금명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대화에 참여할 구체적인 인사가 거명되지는 않았지만 대화 초기에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리 근 대사와 동 과장의 실무접촉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잭 프리처드 한반도 평화회담담당 특사,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또는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 부장관, 백남순(白南淳) 외무상-파월 국무장관 순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김 부상과 프리처드 특사간의 회담은 결국 북·미대화의 본격재개를 알리는 의미를 갖는 만큼 북.미가 아닌 제3의 장소, 즉 베를린, 제네바, 콸라룸푸르 등에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첫 북.미대화에 이어 7월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양측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백 외무상과 파월 국무장관 간의 북·미 장관급 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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