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丙戌年) 새해는 분단 60년만에 스포츠에서 획기적인 민족 화합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북한 올림픽위원회(NOC)는 지난 한 해 여러차례 회동을 통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단일팀을 파견하기로 전격 합의,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은 정치적 냉전시대를 거치면서도 스포츠만큼은 활발한 교류로 민족의 동질성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1991년 탁구와 청소년축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세계선수권대회에 파견했으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역사적인 개폐회식 동시입장을 연출해 지구촌 식구들의 축복을 받았다.

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는 북한이 처음으로 남쪽 땅에서 열린 국제종합경기에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 ‘북녀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 종목에서 단일팀을 파견하거나, 올림픽 개폐회식 동시입장과는 달리 국제종합대회에 대규모의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은 복잡한 요인들로 인해 쉽사리 이루지 못한 난제였다.

남북한은 이미 1964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해 스위스 로잔과 홍콩 등지에서 3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했고 84년 LA 올림픽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단일팀 구성 및 공동개최 방안도 모두 결론을 보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됐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여겨졌던 남북 단일팀 구성방안에 희망이 새롭게 싹트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2월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였다.

당시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한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북한의 조상남 조선올림픽위원회 서기장 및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3자 회동을 갖고 아테네올림픽 동시입장 및 베이징올림픽에 단일팀 구성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후 이연택 위원장의 퇴진과 조상남 서기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던 단일팀 구성방안은 지난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기간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새로 취임한 김정길 KOC 위원장과 북한의 문재덕 위원장은 세이크 아메드 알-사바 OCA 회장의 적극적인 주선속에 회동을 갖고 도하아시안게임과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파견에 전격 합의하고 실무회담을 벌이기로 했다.

이후 11월초 마카오 동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난 남북한은 단일팀 구성의지를 재확인했으며 12월7일에는 북녘땅 개성에서 제1차 실무회담을 벌이기로 했다.

실무자간의 첫 만남에서 남북한은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실무회담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에는 양쪽이 모두 합의, 병술년 초에 활발한 남북체육교류가 이어질 전망이다.

체제가 다른 남북한이 최근 들어 경기력의 격차마저 벌어진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방안은 여러가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각 종목별로 어떻게 선수를 선발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고 지도자 선임과 합동훈련 방안도 풀어야할 숙제다.

정치적으로도 단일팀 국호를 어떻게 할 지 합의도 현재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다.

그럼에도 최근 IOC와 OCA 등 국제체육기구들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국인 중국도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서 새해에는 역사적인 단일팀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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