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1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직접적인 사죄를 요구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민주조선은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그 책임을 이미 저승에 간 유신 독재자(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만 따질 수는 없다”면서 “죽은 자는 할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자식들(박근혜 대표 등)은 애비의 죄악에 대해 민족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조선은 박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논평은 또 “남조선 인민들도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박 대표가) 그렇게 할 대신에 오히려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그 누구의 인권문제를 고아대고 있으니 도대체 양심이 있고 지각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그것은 사람들에게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는 말을 상기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논평은 아울러 “오늘의 한나라당은 과거 군부파쇼독재에 의거해 반민족적.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한 극악한 살인마들과 그 후예들의 집결처”라며 “이번에 밝혀진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역적무리들도 다 나서서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국정원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그 누구의 인권을 걸고 드는 괴이한 놀음판에 집단적으로 밀려가 악청을 돋운 것은 한나라당이 오늘도 반민족.반통일.반인권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남조선 인민들은 한나라당을 정계에서 매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신 독재자가 북과 연결시킨 이 사건들을 조작할 때 우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누차 명백히 천명했다”면서 “역대 파쇼 독재자들이 꾸며낸 것은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에 국한되지 않으며 과거에 발표된 모든 용공사건들이 자작극이고 날조극”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박 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을 의식해 박 대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왔고 간간이 박 대표의 북한 관련 국회 발언을 문제삼을 경우에도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 대표’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민주조선의 이날 논평은 비록 박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살아있는 자식들은 애비의 죄악에’, ’치맛바람을 일구며’, ’그 애비에 그 자식’ 등으로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박 대표의 북한인권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향후 박 대표에 대한 북의 태도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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