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만 알았던 동생이 살아있었다니…"

24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4층 화상상봉장에서 북의 남동생과 조카, 조카 며느리를 화면으로 만난 이하붕(84)할아버지는 죽은 줄만 알았던 남동생을 만나게 돼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이 할아버지는 이날 여동생 하순(65)씨와 아들 2명을 대동하고 북에 있는 남동생 하윤(74)씨를 화면을 통해 만나 고향 소식과 가족의 안부를 묻는 얘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이 이렇게 살아있다니 너무 반갑네.."
"형님, 빨리 통일이 이뤄져 회포도 풀고 다시 만나요"
55년만에 만난 이 할아버지 형제는 오랜 만에 만난 탓에 어색해 할지 모르겠다는 우려와 달리 형제 모두 가족을 꾸려가며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김포군 화성면에 살고 있던 하윤씨는 북한의 의용군으로 징발돼 북한으로 넘어갔다.

하윤씨는 본래 의용군에 선발되지 않았지만 장손이었던 조카가 의용군에 차출되자 동네 인민위원장을 찾아가 조카 대신 자신을 데려가라고 부탁, 형제간의 긴 이별이 시작됐다.

의용군으로 북으로 간 남동생 때문에 이씨 집안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고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어 남동생은 죽은 줄만 생각했던 이 할아버지였다.

이야기 꽃을 피우며 흘러간 1시간 반, 형제들은 "통일이 되면 다시 볼수 있다"면서 서로의 눈에 눈물을 글썽인 채 화상상봉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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