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레프코위츠(Lefkowitz) 미국 북한인권특사는 24일 “지난 3년간 제네바 유엔인권위의 북한인권결의안에 한국정부가 기권한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연내에 한국을 방문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10월 발효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라 지난 8월 공식 임명된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날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본지와의 단독인터뷰를 갖고,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당국과 인권문제를 협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변호사인 그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뉴욕에서 워싱턴을 방문, 특사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25일 본지 기자와 만나 “북한을 방문해 북 당국과 직접 인권 문제를 협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북한인권특사에 임명됐다. /허용범특파원

다음은 인터뷰 요지.

―북한 인권상황은 현재 얼마나 심각하다고 보나?

“그것은 내가 아직 배우고 있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자국민이 자유스럽게 그 나라를 떠나는 것을 막는 것은 근본적 인권에 대한 위협이다.

자유로운 외부의 정보유입을 막는 것도 그 나라 인권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지난 수년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강요된 기아, 거주이전의 자유 등과 관련해 인권침해의 신뢰할 만한 보고들이 나왔다. 대단히 걱정스러운 것들이다.”

―북한인권특사로서 가장 우선적 임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북한인권법에 나와 있는 대로 북한에서의 인권을 신장시키는 노력이다. 이는 무엇보다 북한정부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다.

북한은 지난 몇 달간 국제사회와 적극적인 대화자세를 보여주었고 핵문제 6자회담에서 어떤 실질적 진전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다음 회담으로도 이어져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국 등 관련 국가를 방문할 구체적 계획이 있나?

“가까운 장래, 아마 연내에 방문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을 방문해 정부 관리들과 북한인권 증진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

기본적 메시지는 자유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증진시키는 나라가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나 의사도 갖고 있는가?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명히 환영할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국제사회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국제적 정당성을 얻길 원한다면 국제적 외교와 인권의 기본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북한을 방문해 그런 문제에 관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진정으로 희망한다.”

―당신의 임무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인가?

“나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일할 기회를 가졌는데, 자유와 민주주의의 증진보다 그가 더 열망하는 것은 없다. 나를 임명한 것은 북한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려는 그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못한 이해다. 부시 대통령은 근래만 해도 탈북자(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를 의미)를 백악관에서 만났고 그의 책(평양의 어항)을 공개적으로 소개해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거론을 피하는 한국 정부의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자신의 방식대로 북한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본다. 나의 한국 방문 목적도 한국 정부관계자들을 만나 북한 상황을 보는 그들의 시각과 접근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와 한국민들에게 인권의 증진은 진정으로 당파성을 초월해야 하는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 3년간 제네바 유엔인권위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것은 어떻게 보나?

“걱정스럽게 받아들인다. 어떤 인권학대 문제를 적절한 방법에 따라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행동에 한국정부가 동참했다면 그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데 의문이 없다.

올 가을 우리는 유엔에서 더 넓은 국제적 합의(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유엔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의미)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대규모 지원이 북한 주민의 상황을 개선시킨 것으로 평가하나?

“문제는 인도적 지원을 했을 때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가는지를 감시하는 것이다. 인도적 지원은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갈 때만이 도덕적이고 적절한 지원이 될 수 있다.”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도 함께 거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6자회담은 북한 핵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앞으로 더 많은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간의 넓은 의미에서의 관계개선에는 인권문제가 결정적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6자회담 협상에 다른 문제를 가져가는 것이 반드시 건설적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중국의 북한난민(탈북자) 강제북송에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북한난민 문제는 정말로 심각한 이슈이고 나를 비롯한 우리 국무부 관계자들이 깊이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에 관련된 국가들이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국제적, 국가적 약속을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에는 연간 2400만달러를 북한인권 증진활동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언제 이 자금이 배정될 것인가?

“정부가 그 돈을 사용하려면 의회가 예산을 확정, 배정해 줘야 한다.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구체적 활동들을 할 수 있도록 의회가 이른 시일 내에 그 예산을 배정해 주기를 희망한다.”

―12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국제대회에 직접 참석할 생각은 없나?

“구체적 초청은 아직 받지 않았지만 알고 있으며 주목하고 있다.”

◆레프코위츠는

1962년 뉴욕 출생(43세) 1984년 컬럼비아대 졸업(역사 전공) 1987년 컬럼비아대 로스쿨 졸업(법학박사) 1990년 제네바 유엔인권위 미국 대표단 1991~1993년 백악관 내각담당 부국장 2001년 총무예산처 자문관 2002년 백악관 국내정책 담당 부보좌관 2005년 8월 북한인권특사 ‘커크랜드 앤드 엘리스’ 로펌 파트너 변호사(현재)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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