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은 19일 “장래에 IT(정보기술) 분야에서 한.루마니아 협력이 증대되기 기대한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루마니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1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바세스쿠 대통령은 이날 장영섭(張永燮) 연합뉴스 사장과의 인터뷰에서 루마니아가 오는 2007년 1월로 예정된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두고 “서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한.루마니아 교역에 대해 “루마니아는 지난 90년부터 심한 무역 불균형을 겪어 왔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한국의 협조를 당부하면서, “양국 상공회의소의 개설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IT부품, 전자, 소프트웨어, 철도차량, 가구, 유리, 요업, 와인 등의 품목으로 루마니아의 대한(對韓) 수출이 다변화되길 희망했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대해 “커다란 관심을 갖고 북핵 문제의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6자회담에서 한국이 맡은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을 방문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한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가까운 장래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면서 “루마니아는 계속 EU와 정책적 보조를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한일간 외교 마찰에 대해 “지금의 어려운 시기는 일시적이며, 한국과 일본이 진지하고 열린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을 갖고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낙관했다.

그는 이번 방한을 통해 ▲정치적 대화의 지속 ▲국제무대에서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 교환 ▲양국 교역과 경제협력 발전 논의 ▲문화.교육.인적교류 강화 방안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루마니아의 아시아 외교 방향에 대해 그는 루마니아가 그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 가입에 치중해온 점을 인정하면서,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재편하는 과정에 있고, 이런 관점에서 한국이 귀중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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