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곁나무’로 지칭하면서 그의 인맥에 대한 마무리 숙청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제1부부장은 2년 전부터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고 있다.

27일 북한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최근 장 제1부부장을 ’곁나무’로 낙인하고 고위층에 있던 장 제1부부장의 측근들은 물론 그를 한번이라도 접촉했거나 사진을 찍은 주민을 모두 조사해 지방으로 추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치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권력투쟁을 방불케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장 제1부부장을 ‘곁나무’로 지칭하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뿌리가 아니라는 뜻에서 붙여진 것으로 그 원조는 ’곁가지’다.

곁가지는 1970년대 초 김일성 주석 후계구도 정립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권력투쟁을 벌였다가 밀려난 김 주석의 두번째 부인 김성애 전 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장과 그의 자녀들, 김 위원장의 숙부인 김영주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 부위원장 등을 말한다.

김영주 등을 곁가지라고 지칭한 것은 김 주석의 친족이라는 점에서 ’뿌리’는 같지만 김 위원장과는 다른 가지라는 의미였다면, 장 제1부부장은 그나마 뿌리도 다르다는 뜻에서 곁나무로 부른다는 것이다.

장 제1부부장에 대한 제거작업은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총괄하고 있다. 리 제1부부장은 장 제1부부장의 업무분야를 관장하는 등 노동당을 장악하고 있어 주변에서는 ’총독’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미뤄 장 제1부부장의 업무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고위층에 있던 장성택의 측근을 제거할 때만 해도 그의 복귀 가능성은 꽤 있었다고 봤지만 옥류관에서 장성택과 냉면 한그릇이라도 식사를 같이한 사람은 전부 지방으로 추방하는 ‘후열작업’(後閱作業)이 사실상 거의 끝나가고 있는 상태”라며 “현재의 분위기로 봐서는 장성택의 재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장 제1부부장이 아직까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직함을 갖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라며 “그가 각종 스트레스로 건강이 좋지 못한 만큼 그대로 퇴직하거나 아주 잘 될 경우 곁가지였던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현 폴란드주재 대사처럼 대사로 발령될 수 있는 정도로 본다”고 예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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