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땅에서 남한의 농법으로 지어진 벼가 다음달 감격의 첫 수확을 하게 된다.

부산 강서구 미곡종합처리장인 PN라이스 나준순 사장은 21일 “올 5월 중순 북한 금강산 온정리 삼일포 마을 논 2천여평에 모내기 한 벼를 수확하기 위해 다음달 6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나 사장은 북한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벼 품종을 찾기 위해 2002년 삼일포 마을에서 흙을 채취, 남쪽으로 가져와 3년간의 시험농사 끝에 ‘오대벼’를 북측의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품종으로 선정, 모내기를 했다.

모내기는 농민단체, 농업관련 교수, 농업인 등으로 구성된 ‘통일농수산포럼’ 회원들과 국회의원 등이 참여해 농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 모를 심는 재래식 방법으로 이뤄졌다.

통일농수산포럼은 북측에 벼농사 기술은 물론 비닐하우스 농사법과 콩, 옥수수 재배기술, 종자개량법 등 앞선 남측농사기법을 전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사장은 “뜻있는 농업 인사들이 모여 북한에 무한정 쌀을 보내기보다 품질 좋은 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법을 북측에 전수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이어 “이번에 수확한 벼를 남한으로 가져와 판매할 계획”이라며 “대북지원사업의 하나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통일 이후의 농업을 준비하고 북측과 농업교류를 통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