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제16차 장관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14일 “금강산 관광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갔고 정부의 희생과 지원이 있었다”며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낮 장관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북측과 현대아산이 갈등을 빚고 있는 금강산 관광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회담에서 정부가 적극 나설 방침임을 강조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기본적으로 현대라는 기업과 북측의 사업관계이고 또 민간베이스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정부로서도 잘 될 때는 더 잘되도록 관심가지고 지원하지만 위기에 봉착하면 정부로서 해야할 몫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의 면담 사실을 밝히면서 “어떻게 하면 한발씩 양보해서 정부가 중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나 현 회장의 입장을 들었다”며 “그 다음날 (현 회장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천명했다”고 전했다.

정동영 장관은 “그렇게 되면 정부의 조정.중재 여지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7월 현대 내부의 문제가 된 것이 시간이 꽤 되어서 원만하게 처리되기를 기대하면서 중재해볼까 해서 타진한 것인데 여지가 상당히 죽었다”며 현 회장이 조급하게 자신의 입장을 인터넷으로 공개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북측과 협의를 하겠다”며 “북에도 이롭지 않고 모두 다 ’루저’(패배자)가 되는 것인 만큼 금강산 관광이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이 됐던 초심을 살려 순조롭게 궤도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측과의 협의에 대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정부는 이렇게까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8.15 민족대축전 때 현대와 북측의 직접 대화를 주선하기도 했다며 “수습을 바랐는데 그 때 직접대화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출발에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밝히면서 “김 전 대통령께서는 남북화해와 경제협력의 상징이고 국제적으로 관심이 큰 사업인데 국민 걱정과 국제적인 시각이 우려스러우니 장관이 적극 중재노력을 해달라고 부탁하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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