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한 소녀가 식물들을 채집, 곱게 말려 정성스레 만든 식물 표본집이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의 월간 화보잡지 ‘조선’ 8월호는 화제의 주인공인 평양 금성제1중학교(중고등학교) 5학년 김성연양을 사진과 곁들여 자세히 소개했다.

잡지에 따르면 그가 식물 표본집을 만들게 된 동기는 3년 전 일본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고향방문 차 평양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평양을 방문한 할아버지가 모란봉에 올라 꽃이며 나무 등을 쓰다듬기도 하고 냄새도 맡으면서 감흥에 젖는 모습을 보고 할아버지가 그토록 소중하게 다루던 꽃과 풀, 나무들을 채집해 표본으로 만들어 할아버지에게 선물했던 것.

할아버지는 손녀가 만들어준 식물 표본집을 받고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했다.

김양은 이 때부터 식물 표본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기 시작했다.

봄이면 공부가 끝나자마자 모란봉과 대성산, 룡악산을 누비며 싹트는 식물들을 채집했고 여름이면 해당화, 봉선화 등의 꽃잎을 모았다.

그리고 가을에는 온갖 단풍잎들을, 겨울에는 사철 푸른 삼송나무(전나무) 잎들을 채집했다.

이렇게 하나 둘 모은 식물 표본들이 어느덧 140여 종, 170여 점에 달하게 됐다.

그는 최근 이 가운데 잘 만들어진 표본들을 골라 ‘선군 사계절’이라는 두 권으로 된 식물 표본집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식물표본들은 꽃의 색깔이며 잎사귀 모양, 배치 등이 하나 하나가 훌륭한 작품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는 최근 이 표본집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잡지는 밝혔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