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 15일) 55주년을 나흘 앞둔 11일 인천 자유공원 일대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와 동상 사수를 주장하는 단체의 대규모 동시 집회가 열린 가운데,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경찰과 충돌, 시위대와 경찰 모두 부상자가 속출하고 공원 일대는 난장판이 됐다.

전국민중연대·통일연대·한총련·민주노총 등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 40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15분쯤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을 둘러싸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가지려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자, 쇠파이프와 2~3m 길이의 대나무를 휘두르고 달걀 수십 개를 던졌다.

시위대들이 흙까지 뿌리자 흥분한 경찰이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고 소화기를 뿌리며 이에 맞섰고, 양측 간에 투석전까지 벌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측에서는 박범수(경희대)씨 등 20여명이 경찰이 던진 돌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으며, 전경 십수 명도 시위대가 휘두른 둔기에 얻어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공원 주변은 부러진 나무 조각, 흙먼지, 달걀 얼룩,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 구겨진 유인물 등으로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시위대는 이에 앞서 오후 1시쯤 인천시 남구 숭의경기장에 집결, ‘주한미군 철수’와 ‘맥아더 동상철거’를 주장하며 행진을 시작, 오후 4시쯤 자유공원에 도착했다.

한편 황해도민회 등 맥아더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단체 회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자유공원 근처 인성여고에서 맥아더 동상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오후 4시쯤 자유공원 진입로 주변에서 북한 인공기(人共旗)를 불태우고 달걀·돌멩이를 던지며 동상철거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들의 공원 진입을 막으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두 단체 회원 일부가 충돌을 빚기도 했다.
/ 인천=이용수기자 hejs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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