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이기려는 의지가 더 강했던 것 같다”

“지난 번에는 자만했던 것 같다.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승부도 중요했다”(김광민 북측 감독) 북측 여자대표팀에 0-2로 패한 남측의 안종관 감독은 아쉬운 표정이 다소 묻어 있었지만 대체로 밝은 표정이었다.

안 감독은 “연승을 이어갈 욕심이 있었지만 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 이후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었다”며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안 감독이 진단한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미드필드 플레이.

안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상대에게 철저하게 봉쇄를 당했다. 미드필더들이 대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친선 전이어서 그랬는지 동아시아선수권보다는 선수들의 자세가 심리적으로 조금 풀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교체가 잦았던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좀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북측의 김광민 감독의 지적도 안 감독과 일치했다.

김 감독은 “지난 번 경기를 거울 삼아 중앙에서 공.수에 힘을 썼다”며 “중앙에서부터 상대의 공격을 압박한 전략이 중요했다”고 승인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90년대 이후 단 한 번 비기는 것을 제외하고는 남측에 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선배들이 이룩한 전적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지난 번 패배를 되돌아 봤다.

그는 “남측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과 북이 정기적으로 평가전을 가지는 것이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건 위에서 정할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북측의 대표적 스트라이커 진별희에 대해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진별희가 의미있는 경기에서 뛰고 싶다고 계속 주장했었다. 그 점을 고려해 그를 투입했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