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 시작 13일만인 7일 휴회가 공식 발표된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안(芳菲苑) 정원.

국내외 보도진을 대상으로 휴회 발표 기자 회견을 하는 중국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뒷 줄에 늘어선 중국 대표들의 표정도 침울해 보였고 찌푸린 얼굴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실망감이나 허탈감으로 해석될만도 했다.

그도 그럴만 했다. 1년여동안 북-미를 상대로 왕복 중재 외교를 벌인 끝에 6자 회담을 성사시키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번 회담에서도 4차 수정 초안까지 내며 실질적 성과 도출에 진력했지만 결국 공동 성명에는 실패했고 종전과 마찬가지로 의장성명에 그쳐야 한 사실이 못내 안타깝고 아쉬웠을 것이다.

중국측은 그러나 휴회라는 절충점을 찾아 회담의 불씨를 살려 놓았다는 점에서 일말의 안도감을 가졌다는 관측이다. 어차피 멀고 험한 길인데 실망하지 말고 중국 특유의 끈질긴 ‘만만디’ 외교로 밀고 나간다는 전략이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6자 회담을 등산에 비유해 막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며 아직 정상은 멀었다고 말했다. 만리장성의 시작이라는 비유도 있었다.

사실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휴회 가능성은 일찌감치 중국측에 의해 예견됐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진린보(晉林波) 박사는 지난 4일 6자회담이 6~7일께 휴회한 후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휴회 가능성은 정식으로 6일 러시아와 일본측에 의해 흘러 나왔고, 중국 대표언론인 신화 통신과 국영 CCTV(中央戰視臺)는 7일 수석 대표 회담전 이미 휴회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였다.

신화는 이날 오전 일찌감치 전문가 분석을 곁들여 휴회 가능성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고, CCTV는 히담 시작과 동시에 6자 회담에 대한 생방송을 했다.

칭화(淸華)대학의 국제문제연구소 류장융(劉江永)교수와 공공관리학원 추수룽(楚樹龍) 교수가 출연해 휴회의 의미를 분석하고 추후 전망을 했다.

이번 휴회에 대한 중국측의 속내는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학자와 전문가들의 시각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북핵 해결의 관건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한반도에 대한 냉전적 사고에서 탈피, 대북정책에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데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퍄오젠이(朴建一) 교수와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산하 한반도연구센터 리둔추(李敦球) 주임등은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

또 한국이 휴회기간 미국과 일본이 종전의 태도와 입장을 바꾸도록 적극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소 관계정상화,홍콩 반환 협상 등 지구전 외교에 개가를 올린 바 있는 중국은 비록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해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시일이 걸리더라도 이를 반드시 해결하기 위해 중재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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