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원 1명이 항쟁세력과 전투과정에서 황천객이 됐다.”(6월23일.조선중앙방송) “이라크 항쟁세력이 수도 바그다드 남부에서 미군 수송대에 폭탄공격 작전을 벌여 미군 4명을 살상했다.”(7월13일.평양방송)

북한이 지난 9일 미국과 베이징(北京) 접촉을 통해 6자회담 복귀의사를 밝히고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미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13일 평양방송은 ’이라크 항쟁세력, 미군 수송대 공격’이라는 기사에서 외신을 인용, 이라크 항쟁세력의 미군 공격 소식을 전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항쟁세력이 미군 4명을 살상했다”, “미군 2명이 부상당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 나라에서 죽은 미군 수는 11일 현재 1천750여명에 달한다” 등의 표현을 썼다.

그 자체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미군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이전 보도와 비교하면 순화된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이라크전 소식을 전하면서 훨씬 격한 표현을 써왔기 때문이다.

중앙방송은 지난달 8일 아프가니스탄 전쟁 보도에서 “5월30일 직승기(헬기)가 추락해 거기에 타고 있던 미군 4명이 황천객이 됐다”고 전했고 이어 20일 평양방송은 항쟁세력의 미 군용차 폭탄공격으로 “미 해병대원 5명이 즉사했다”고 말했다.

또 중앙방송은 같은 달 23일 보도에서 “이라크 항쟁세력이 도로폭탄 공격작전으로 미군 1명을 소멸했다”며 “이에 앞서 미 해병대원 1명이 항쟁세력과 전투과정에서 황천객이 됐다”고 전했다.

’황천객’, ’즉사’, ’소멸’ 등 극단적인 표현은 이달 초를 전후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평양방송은 지난달 28일 이라크 항쟁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15명이 죽거나 부 상당했다”고 말했고 중앙방송은 이달 10일 미군 정찰기 추락 보도에서 “미군은 이 사실을 인정했다 한다”고 짤막하게 확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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