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중대제안'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경우, 남한의 전력을 직접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까지 송.배전 시설을 남한의 자금 등으로 건설해 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2년 12월 중단된 대북 중유공급은 북한이 핵동결에 착수하는 즉시 재개하되, 한.미.일.중.러 5개국이 그 비용을 분담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중대제안'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하고, 회의 직후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이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전력공급 2008년에나 가능..이전엔 5개국 분담 중유제공 그러나 남한전력의 대북 직접 공급은 북측 지역의 낡은 송.배전 시설의 교체 및 신규 건설 등을 감안할 때 2008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이전까지는 6자회담 참가 5개국이 분담해 북한에 중유를 공급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미국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 에너지를 제공하는데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남한의 남아도는 전력을 직접 북한에 제공하고, 중유공급도 5개국이 분담하는 내용의 ‘중대제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에 직접 제공하게 될 남한의 전력량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추진했다가 공사가 중단된 100만 kW급 경수로 2기를 대체하는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는 북한 금호지구의 경수로 건설비용 총 50억달러(추산)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35억달러를 우리 정부가 분담하게 돼있고, 이 가운데 11억달러가 이미 집행된 상황에서 남은 24억달러를 대북 직접 전력공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동영 장관은 지난 6월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가진 단독면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 구상을 설명했으며, 이에대해 김 위원장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그 내용을 북한에 설명한 이후 지난 1일 워싱턴을 방문, 딕 체니 미부통령을 만나 미측에게도 중대제안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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