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일제가 강점기 시절 왕릉과 고분을 도굴, 파괴한 것을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조선의 왕릉과 고분에 대한 날강도적인 도굴, 파괴 범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단군릉을 비롯해 수많은 왕릉과 고분이 일제에 의해 도굴, 파괴됐다며 “일본은 지난 세기 일제가 감행한 전대미문의 반역사적, 반문화적 범죄에 대해 성실히 사죄하고 철저히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제의 왕릉, 고분 도굴범죄의 엄중성은 그것이 단순히 물질적 재부에 대한 강탈이 아니라 조선의 역사와 문화전통을 송두리째 없애버리기 위한 악랄한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감행된 범죄라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단군릉의 경우, “일제가 무덤 안을 파괴하고 난잡하게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 우리 나라 역사의 첫머리를 없애버림으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문명국 중의 하나인 우리 나라의 역사를 인류사에서 지워 버리려는 음흉한 속셈으로부터 출발한 고의적인 책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려 24대 왕 원종의 소릉, 그의 비 순경태후의 가릉을 비롯해 34대로 이어진 고려 왕의 분묘들이 1910년대에 이르러 일제에 의해 단 1기도 남지 않고 모조리 도굴당했다”고 말했다.

‘이조실록’(조선실록)과 일제가 발간한 ‘고적조사보고’를 인용해 1905년 고려 15대와 20대 왕의 릉이, 1906년 고려 태조릉을 비롯한 6기의 왕릉이, 1907년 2기의 왕릉이, 1910∼1912년에는 1기씩의 왕릉이 각각 도굴됐다고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일제는 전대미문의 강도적인 방법으로 공민왕릉도 파괴, 도굴했다”면서 “일제는 헌병, 경찰 등 수십 명으로 구성된 도굴단을 조직하고 폭약까지 이용해 왕릉을 무참히 파괴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낙랑고분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1920년대 일제의 도굴만행으로 파괴된 낙랑고분은 일본 어용학자들이 실토한 것만 해도 약 1천 기에 달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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